왜 미신을 따르는 일에 “함께” 해야 하는가?

근거 없는 위기론 설교를 그치라

이재갑 씨가 늘 그랬듯이 또 확진자 집계를 근거로 활동제한 조치에 “함께” 할 것을 주장하였다. 하지만 확진자 집계는 유행병의 심각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활동제한 조치들은 막대한 부작용에 비해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미미하다. 그래서 이재갑 씨의 주장을 따르는 것은 미신을 함께 따라가자는 주장 밖에 되지 않는다.
아래에서는 이재갑 씨의 글을 인용하면서 그에 대한 나의 의견을 적는다.
“그토록 기대했던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한동안 미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유행의 파고는 비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전담병원의 병상이 고갈될 위기에까지 다다르고 있다.”
➤ 스웨덴 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 와 공존하는 일상은 처음부터 가능한 일이었다. 병상 부족의 경우 (서울대 김윤 교수의 지적이 있었듯) 유행이 심각해서라기 보다는 병상 준비의 부족에 기인한 인재다. 이는 사망자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그나마 60대 이상 예방접종으로 중증환자 발생이 3차 유행 때보다는 줄었지만 40~50대와 60대 이상 비접종자에서 중증 감염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환자 의료체계가 언제든 위기에 다다를 수 있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결국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했고, 비수도권도 3단계로 격상할 수밖에 없었다.”
➤ 주장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서 믿을 수가 없다. 이스라엘의 경우 중증환자 통계를 매주 갱신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오히려 비접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부분은 무지에 호소하는 논리적 오류이다. 사망자 통계를 보면 코로나19는 독감과 별 차이 없는 계절성을 보이고 있으며, 한 여름인 지금 가장 안정된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활동제한 강화는 오히려 방역효과를 감소시킨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무엇보다도 환자 발생을 억제해 의료체계 붕괴를 막는 게 목적이다. 유행이 악화될 경우 거리두기 격상을 통해 입원환자, 중증환자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국민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위기 대응의 필수 요소이다.”
➤ 의료체계 붕괴를 막는 게 방역 목적이라는 것은 맞다. 그런데 왜 언행불일치 하는가? 왜 실제 목표는 확진자 절감에 두느냐 말이다. 확진자 수와 위중증자 수는 상관관계가 낮다. 거리두기 격상이 방역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미미한 미신이다. 마스크 착용도 마찬가지다. 아니라면 마스크 미착용 범칙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작년 11월부터 왜 거리두기 단계는 계속 상승하기만 하는가?
“코로나19의 극심한 유행 상황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일반 국민들에게 개신교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사랑을 근간으로 한 종교에서 자신들만의 종교적 이익을 위해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는 모습은 종교적 신념과도 배치된다고밖에 할 수 없다. 개신교 신자인 필자마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다. 왜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느냐고 탓하기 전에, 첫째, 거리두기 격상이 방역의 효과를 높인다는 증거와, 둘째, 현재 유행의 심각도가 헌법에 명시된 자유를 제한할 만큼 심각하다는 증거, 그리고 셋째, 거리두기 격상이 가져올 효과가 부작용 보다 명백히 크다는 증거가 제시 되어야 한다. 이상의 증거들 없이 헌법에 명시된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저촉된다. 이재갑 씨는 예전에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강제로 PCR 검사를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참으로 비윤리적이다. 그런 그의 생각은 그가 믿는다고 하는 개신교의 신국적(神國的) 사상이라고 결코 말할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위와 집회에 관한 권리는 최우선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모든 국민들이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고 무더운 날씨에도 선별진료소와 환자 치료의 현장에서 땀 흘리는 방역요원들과 의료진도 다 같은 노동자들인데 민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통해 국민들과 의료노동자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은 피해 주길 바란다.”
➤ 잘못된 인과관계의 오류다. 방역요원들과 의료진의 고생은 활동제한이라는 비과학적 조치를 취한 결과이며, 스웨덴은 훌륭한 예시이다. 활동제한은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저소득층의 희생 위에 저위험군이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전문직 종사자들을 보호했다.
“억울하고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성했으면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시야를 맞추기를 부탁드린다.”
➤ 지금까지 언급한 나의 반박 내용에 비춰볼 때 정작 반성해야 할 사람은 #미신 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는 이재갑 씨다. 부디 중증입원환자 추이, 응급실 포화도 등 중요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그에 근거한 과학적 판단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한층 높이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코로나 병동과 중환자실에서는 병마와 싸우는 환자를 돌보기 위한 의료진의 분주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역학조사관들은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느라 밤을 새우고 있고 수많은 의료인력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도 사람인지라 쉬고 싶고 울고 싶지만 코로나19를 이겨 내려는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지금도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우리가 “함께” 이겨 내야 할 시간이다.”
➤ 활동제한과 같은 비과학적 정책을 “함께” 지지하고 나가자는 것은 다같이 미신을 믿고 따르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미신은 빨리 버리는 것이 사는 길이다. 대신 집중보호라는 더 나은 방역 조치들을 조속히 도입하기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