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독감처럼 대응하겠다고 하는데

작년 한 해를 걸쳐 호흡기 질환의 일년 주기를 관찰한 결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역시 독감과 같은 계절성 유행병임이 분명해졌고, 나라마다 그 강도에 차이가 있지만 위험도 역시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음 역시 분명해졌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누누이 우리는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이 대하면 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다음을 강조하였다:

  • 활동제한이 아닌 집중보호 방역 시행
  • 마스크 자율 착용
  • 거리두기의 자율 참여
  • 유아 청소년 수업 정상 진행
  • PCR 검사만이 아닌 임상(증상)을 동반한 확진 기준 적용
  • 집단검사, 동선추적, 강제격리 지양

하지만 한국은 이상과는 정반대의 방역 방식을 K-방역이라는 미명아래 고수해왔고, 그 결과 어린 아이들과 저소득층, 자영업자,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재택근무 가능한 전문직 종사자들을 보호했다. 거기에는 관찰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 판단력이 아닌, 잘못된 모델링에 따른 오판이 한 몫 했다.

우리가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이 대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작년 데이터에만 근거한 것은 아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유행을 경험하면서 축적된 지식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 지식을 존중한 스웨덴은 사회적 짐을 크게 덜었으나, 그 축적된 지식을 지난 일년 반 동안 무시한 한국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떠안았고, 그 짐과 여파는 앞으로 수 년에 걸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라도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이 대하겠다면 다행이다만,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고수하겠다는 것을 보면 모자라는 과학적 판단력을 쌓기란 쉬운 일이 아닌가보다. 그동안 K-방역의 비과학적 지침들을 지적해온 우리들로서는 여세를 몰아 마스크의 미신도 날려버릴 수 있도록 더욱 힘쓸 일이다.